세번째 시 - 아이히
2012. 11. 18. 16:05ㆍ시
| |
|
언젠가 와 본 적 있는 그 숲이 지금도 똑같은 모습으로 우거져 있다. 거미줄이 머리카락에 걸리고 나뭇가지가 얼굴을 스친다
잎사귀에 반즘 숨겨 월귤나무 열매가 풀 사이에 열렸다 내 얼마나 즐겁게 이 열매를 따먹었던가 검붉은 그 액즙이 참으로 맛있었다
하지만 이제 동그란 그 열매의 파란액즙을 다시 나의 입 속에 넣어보니 그 달콤한 맛 속이 어렴풋이 쓰디 쓴 시간의 맛을 느끼겠다
내 어렸을 적 즐겁게 놀던, 옛날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 않고, 소나무들도 이제는 알아볼 수 없다.
그저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으로 할 일 없이 이리 저리 쏘다니던 곳, 우거진 수풀 속에 딸기 따는 아낙네가 무릎 꿇고 꽃줄기를 모조리 훑어 내린다.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필] 삶, 그리고 사랑의 속도 / 박범신 (0) | 2014.04.20 |
---|---|
Don Mclean - Vincent(Starry Starry Night) (0) | 2012.12.24 |
두번째 시 - 헤르만 헤세 (0) | 2012.11.18 |
첫번째 시 - J.R.R 톨킨 (0) | 2012.11.18 |
시 (0) | 2012.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