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보이도록 하라.

여섯째,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보이도록 하라.

2014. 3. 3. 18:13이야기의 이론

지금까지 역설한 내용의 핵심은 글쓰기에서 모든 요소는 이유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한 사건에는 결과로 이끄는 원인이 있어야 하며 그 결과는 다시 또다른 결과의 원인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좋은 글은 사건들 사이에 원인과 결과가 있어서 책장을 쉽게 넘기게 만든다' 라는 명제를 받아들인다면, 좋은 글이란 치밀하게 엮어진 흔적이 보이지도 않는 편안하게 보이는 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느 작가도 마치 네온사인이 반짝이듯이 작품의 플롯이 너무나 분명하게 돋보이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사건의 원인이 너무나 분명하여 이야기의 매력이 희생되는 걸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작가는 이야기가 이 세상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인 것 처럼 쓰기를 바라고 있다.


체호프가 말한 총 이야기를 살펴보면 총은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가서 그 중요성이 설명된다. 총이 플롯과 관련이 없다면 등장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가 처음부터 총을 관객의 목에 들이댈 피룡는 없다. 작가는 총이 관객의 눈에 유별나게 띠지않도록 평범하게 보여주어야한다. 체호프는 관객이 거의 눈치채지 못하도록 총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거의' 라는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총이 나중에 필요에 의하여 보여질때, 관객들이 제 1막에서 총을 본 사실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셜리 잭슨(Shirley Jackson)의 단편소설 「복권」(The Lottery)은 이를 보다 높은 차원에서 설명한다. 이야기의 제목부터 관심을 끈다. 이는 복권에 관련된 이야기다.


어느 작은 마을에서 아주 오래전부터 1년에 한번씩 복권잔치가 열리고 있다. 복구ㅝㄴ의 당첨 방식과 여기에 연루된 사람들이 소개된다. 독자들은 마을사람들이 복권에 당첨된 사람을 돌로 쳐서 죽인다는 결말을 알게 되기까지 흥미를 느끼며 이야기를 따라간다. 복권 당첨이 주제여서 전개 과정에 의심을 품지 않는다.


 작가로서 잭슨은 교활하리만치 재치가 있다. 독자로 하여금 다른 쪽을 보게 만들면서 보아야 할 곳을 보게 만든다.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복권 당첨자를 선택하는 방식에 흥미를 갖게 된다. 독자는 무방비 상태로 마지막 대목까지 읽게되는데 비극적 결말을 발견하고는 놀라게 된다.